로젠버그 자존감 척도’를 아시나요
2025-07-14

‘노인의 경험과 지식은 사회적 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중년을 고비로 점점 자신감을 잃고 의기소침해 주춤하며 뒤로 물러선다. 나이가 들면서 더 똑똑해질 수는 없을까. 최소한 똑똑함을 오랫동안 유지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에 전문가들은 전두엽 관리를 잘하고, 왕성한 호기심을 발휘하고 실천하며, 따뜻한 인간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 60 넘어서도 똑똑해지려면 ‘전두엽 관리’가 필수
나이가 들어 중년을 넘기면서부터 우리 뇌의 전두엽 부분에서 노화가 일어난다. 40대나 50대가 될수록 열의와 의욕이 떨어지고 창의력이 감소하며 감정 컨트롤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이 전두엽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전두엽 관리만 잘하면 나이 들어서도 똑똑함을 상당 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일본 ‘와다 히데키 마음과 몸 클리닉’의 정신과 전문의 와다 히데키 원장은 아예 <60세부터 머리가 점점 좋아진다>는 책을 냈다. 그는 “의욕만 있으면 누구나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서 “전두엽을 활성화하고 단련하면 시니어도 더 젊어지고 똑똑해지며 나아가 ‘안티에이징’ 즉, 노화 정지로 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상식이나 전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면 전두엽이 점점 활성화되어 60세 이상이라도 더 똑똑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나이에 무슨…’ 같은 패배주의적 감성을 버리고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짓지만 않는다면 누구나 더 똑똑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주 작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뇌는 젊어질 수 있다고 단언했다.
히데키 원장은 특히 “늘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해 보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전두엽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변화와 해프닝을 두려워말고 매일 ‘호기심 가득한’ 탐험가가 되라고 했다. 왕성한 호기심과 ‘일단 해 보자’는 실천력,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매사에 긍정적인 마인드가 잘 어우려지면 뇌도 건강해지고 자연히 뇌의 노화도 늦추면서 노후의 삶도 행복해 질 것이라는 얘기다.
주변의 시니어들을 보면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히데키 원장은 그럴 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기억의 한계까지 노력해 보라고 권했다. 전두엽은 정보를 넣을 때가 아니라 정보를 꺼낼 때 젊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뇌의 기초체력을 위해 좋아하는 것을 먹고 자주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호기심의 뇌과학>를 쓴 뇌 전문 의학박사 가토 도시노리 역시 “왕성한 호기심은 사람을 덜 늙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호기심을 잃은 뇌는 10년 빨리 늙는다”며 “호기심이 사라지면 ‘욱하는 노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늘 스스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즐거웠던 일들을 떠 올려 적어보고,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것에 도전해 보라고 조언했다.

◇ 80대에 50대의 뇌 가지려면 ‘뇌 예비력’ 키워야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가장 큰 걱정과 두려움이 ‘치매’다. 치매에만 걸리지 않으면 노후가 그나마 덜 불행하다. 그래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치매를 이기는 뇌 예비력’이다. 유전적인 치매야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쳐서, 몸은 늙어도 뇌를 훨씬 더 젊게 유지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그것이 최선이다.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은 80대임에도 뇌 기능은 50대인 ‘인지적 슈퍼 에이저(Cognitive SuperAger)’를 소개하면서 “충분한 ‘인지 예비력’을 갖추면 치매를 예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전문가들의 인지 예비력 배가 전략을 종합해 보면 결국 ‘끈끈한 사회적 유대감’, 즉 원만한 인간관계가 치매도 막으면서 젊은 뇌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또 대부분 사람들이 휴대폰이나 인터넷 등을 많이 하면 인지기능이 떨어져 치매에 걸릴 수 있다고 믿지만, 나이 든 사람일수록 오히려 이런 디지털 기기들을 자주 사용해야 뇌 건강이 좋아진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 텍사스대학 자레드 벤지 교수가 50세 이상의 41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디지털 기기를 활발하게 사용한 그룹의 인지기능 장애 위험이 58%나 낮아진 것이 확인되었다고 했다.
따뜻한 인간관계와 관련해 하버드대 로버트 월딩거 교수는 스스로 다음의 7가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라고 했다. 위기 상황에서 나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있나, 나를 이끌어 줄 멘토는 있는가, 고민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나, 추억을 공유할 지인이 있는가, 사랑을 나눌 애인이 있나, 생활 속 문제 해결을 도와줄 사람은 있는가, 그리고 내게 웃음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 등을 자문해 보라는 것이다.

◇ 나이와 상관없이 기억력 높이는 7가지 방법
심리상담연구소 ‘사람과 사람’의 김기환 대표소장이 <마음을 읽는 심리 키워드>라는 책에서 ‘기억력을 높이는 7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분산학습’이다. 벼락치기로 10시간을 공부하는 것보다 하루 2시간씩 5일로 나눠 하는 것이 기억력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약간의 과잉학습’이다. 무조건 많이 하기 보다는 ‘이제 되었다’ 하는 것보다 조금만 더 하면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다고 했다. 공부거리를 가지고 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극적인 액티브 러닝, 즉 입으로 소리 내어 읽거나 밑줄을 긋고 다양한 기호로 표시하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간섭 막기’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잠자기 전에 기억할 것을 입력해 두면, 자는 동안 다른 정보들의 간섭하지 않아 더 잘 기억된다는 것이다. 스스로 기억할 것을 테스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소장은 “시험 그 자체가 탁월한 학습 방법이자 효과가 입증된 최고의 공부법”이라고 단언했다.
충분한 수면도 강조했다. 자는 동안에도 우리 뇌는 쉬지 않고, 낮에 습득한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하고 장기 기억 속으로 옮겨 단단하게 자리잡도록 해준다고 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멍한 상태가 이어져 주의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기억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 치매 대응 7대 원칙 준수하기
일본 생활재활연구소의 미요시 하루키 대표가 제안한 ‘인지증(치매) 대응 7대 원칙’도 기억력 저하를 막아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 가운데 세 가지 ‘절대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이 특히 주목을 끈다. 이 원칙은 특히 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먼저, ‘환경’을 바꾸지 말라고 했다. 고령자에게 가장 큰 환경 변화는 ‘잠자리’라며, 갑작스런 주거생활의 변화가 스트레스가 되어 인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불가피하게 주거지를 옮기더라도, 가능하면 기존에 살던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생활 습관’도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까지 자연스럽게 지내오던 생활 환경을 바꾸면 큰 부담이 된다고 했다. 따라서 기존의 생활습관을 갑자기 뜯어고칠 것을 강요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여럿이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가능하면 천천히 자연스럽게 공동 생활에 맞춰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주변에서도 함께 배려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인간관계’도 바꾸지 말아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주변에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사라지면 고령자들은 특히 크게 불안감을 느낀다고 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요양시설 등을 이용하게 되더라도 자주 가족들이 면회를 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요시 대표는 이 밖에 ‘인간관계 유지’가 치매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만으로도 큰 안정감과 위로감을 주어 인지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감해 주는 친구, 모범이 되는 친구, 의지할 수 있는 친구 등 세 부류의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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