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백만장자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부자연구가 토머스 J. 스탠리 박사가 <이웃집 백만장자>에서 전하는 ‘백만장자의 모든 것’
조진래 기자 2025-08-22 08:17:03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백만장자. 많은 사람들의 꿈이다. 하지만 상위 0.1% 정도의 자산가만이 누릴 수 있는 선택된 지위다.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백만장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1973년부터 줄곳 부자들을 연구해 온 부자 연구가 고(故) 토머스 J. 스탠리 박사와 그의 연구 파트너였던 윌리엄 D. 덴코 박사가 함께 <이웃집 백만장자>라는 신간을 통해 그 면면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성공적으로 부를 축적한 미국 백만장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크게 일곱 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그들은 자신의 부에 비해 훨씬 검소하게 생활한다. 부를 축적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효율적으로 할당한다.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것보다는 재정적 독립을 더 중요시한다.

그들의 부모는 성인 자녀들에게 별다른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성인 자녀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있다. 백만장자들은 돈을 벌 기회를 잡는데 능숙하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적절한 ‘직업’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저자들이 알아낸 미국의 백만장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일까. 이들은 1000명의 백만장자를 탐문하고, 1만 1000여 명의 고소득자 및 고순수익자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다만, 첫 조사 시점이 지금보다 10여년 정도 전이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이른바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첫째, 미국 백만장자들은 평균 연령 57세로 기혼 남성이며 평균 3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조사됐다. 백만장자 5명 중 1명 정도는 퇴직한 상태인데, 퇴직하지 않았다면 그 3분의 2는 자기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을 하는 백만장자 4명 중 3명은 기업가이며, 나머지는 의사나 회계사 같은 개인 전문인들이었다.

이들이 업으로 삼은 사업은 용접기술자나 경매인, 농부, 이동주택단지 주인, 해충 퇴치업자, 도로포장업자 등 대부분 평범했다. 이들 백만장자의 배우자 중 절반 가량은 직업이 없는 이른바 전업주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밖에서 일하는 배우자들의 경우 교사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둘째, 백만장자 가계의 연간 총 과세소득은 13만 1000달러(중간값)였다. 하지만 평균 소득은 24만 7000달러였다. 이 같은 차이는 50만 달러에서 99만 9000달러 사이의 8%와 1000만 달러 이상인 5%의 고소득자가 반영된 결과다. 이들의 평균 가계순자산은 370만 달러였으며, 중앙값으로는 160만 달러의 순자산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셋째, 평균적인 백만장자의 연간 총과세소득은 백만장자들이 지닌 부의 7%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백만장자들은 자신이 가진 부의 7% 미만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97%에 이르는 대부분의 백만장자는 집을 소유하고 있는데, 절반 가량은 20년이 넘도록 한 집에서 살고 있어 주택에서도 상당한 시세차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넷째, 대부분의 백만장자가 유산을 물려받지 못해 불리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약 80%가 제1세대 부자였다. 고생한 탓인지 이들은 자신의 재산에 비해 훨씬 검소하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값싼 양복과 국산 자동차를 이용했다. 이들의 배우자는 대부분 계획적이고 특히 백만장자들에 비해 훨씬 돈에 관해 보수적인 것으로 확안됐다.


다섯째, 백만장자들은 엄청난 자본을 가지고 있다. 순자산 160만 달러 기준으로, 12년 이상을 일하지 않고도 안락하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가운데 적어도 15%를 반드시 저축하는 습관 덕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백만장자는 이웃에 사는 보통 사람들의 6.5배가 넘는 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네에서 백만장자가 아닌 사람의 수는 백만장자의 3배가 넘었다.

여섯째, 백만장자는 대부분 고학력자였다. 5명 가운데 1명 정도만 대졸자가 아니었다. 18%가 법학 의학 등 석사 학위자, 6%는 박사 학위자였다. 자신이나 배우자 중 17%만이 사립초등학교나 사립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자녀는 55%가 사립학교에 다니거나 다닌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교육이 후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육에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곱째, 백만장자들은 까다로운 투자자들이다. 매년 가계 과세소득 중 20% 가량, 적어도 15% 이상을 투자했다. 79%가 증권사에 하나 이상 계좌를 갖고  있다. 그러나 투자 결정은 대부분 스스로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 가량은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 같은 시장성 유가증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주식투자분을 파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재산을 연금에 훨씬 더 많이 투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덟째, 백만장자는 자신의 자녀가 부유한 사람들에게 무언가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신뢰하는 재정 부문 조언자는 회계사였다. 변호사도 매우 중시되었다. 그래서 이들은 대부분 자녀들에게 회계나 법을 공부하도록 추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백만장자들은 대부분 ‘구두쇠’였다. 그럼에도 가외로 얻은 수입은 대부분 좋아하는 자선기관에 자신들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우리가 ‘부자’로 정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도의 소비지향적 생활방식보다는 증식 자산을 소유하는 데서 훨씬 더 큰 기쁨을 얻는다”고 전했다.

토머스 J. 스탠리 박사는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을 ‘PAW(Prodigious Accumulator of Wealth)’라고 불렀다. 하위 25% 부자는 ‘기대 이하의 부를 축적한 사람’이라고 해서 ‘UAW(Under Accumulator of Wealth)’라고 분류했다. 기타 부자들은 ‘AAW(Average Accumulator of Wealth)’라고 했다. 

이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부자가 PAW급 백만장자에 속하려면 소유 재산이 순자산 기대치의 2배는 되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PAW는 재산을 잘 모으는데 탁월한 사람들로, 적어도 UAW에 비해 4배 이상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조진래 선임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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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벌써 노안(老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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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이 넘으면 안과 질환이 흔해 진다.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거나, 백내장이 와 수정체가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