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신간]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2025 인구보고서: 대한민국 인구 대전환이 온다>
2025-07-03

2024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점점 늙어가는 대한민국. 잠재 성장률까지 가파르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활로를 찾아야 할까.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인학과 및 의과대학 융합의과학교실 교수이자 에이지테크연구소장인 김영선 교수의 신간 <에이지테크>가 그 물음에 진지한 해답을 준다.
김영선 교수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새 활력이 필요한 이 시점에서 ‘에이지 테크(AgeTech)’가 우리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에이지 테크란 고령화 추세에 맞춰 시니어의 일상생활을 도와주기 위해 개발된 기술을 통칭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에이지 테크 시장 규모가 연평균 23%씩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 역시 그 경쟁에서 뒤쳐져진 안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고령화 트렌드 가운데 가장 큰 특징으로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소비층의 등장’을 들었다. 우리 베이비 붐 세대는 2028년부터 전체 시니어의 56%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955~1963년생 베이비붐 세대가 만 65세에 진입한 2020년부터 ‘구매력을 갖춘 젊은 고령층’이 쏟아져 나와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경제적 능력을 갖춘,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부유한 세대이자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세대다. ‘나’를 위해 돈을 쓰겠다는 시니어 비율이 2011년 9%에서 2023년에는 24.2%로 급등했다. 65세에서 74세까지의 액티브 시니어는 2014년 17.2%에서 2023년 26.7%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들 새로운 시니어는 지금보다 2.6배 소비를 늘릴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향후 생활수준 향상과 건강관리를 위해 월평균 236만 원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현재의 92만 원 지출에 비해 2.6배나 많은 것이다. 그만큼 소득이 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니어 가구의 연간 가구 소득은 2017년 2526만 원에서 2023년 3469만 원으로 높아졌다. 개인 소득 역시 2017년 1167만 원에서 2023년 2164만 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그렇다면 새로운 구매층으로 떠오른 시니어들은 과연 누구일까. 저자가 65~84세 시니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해 보니, 전반적으로 건강 및 소득 수준이 높은 집단은 65세부터 74세까지 였다. 이후 건강은 78세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며 소득과 소비, 자산은 76~77세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은 78세~82세 구간에서 특히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소득은 76세(3011만 원)에서 77세(2816만 원) 사이에서 급격히 줄었다. 자산 변화 추이를 보면, 70세 전후까지는 자산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다가 76세(3억 9551만 원)에서 77세(3억 443만 원) 사이에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시니어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시니어가 소비자로서 갖는 역할도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보았다.
저자는 특히 시니어의 경제적 여건과 디지털 기술 활용 정도에 따라 시장마다 다른 전략이 요구될 것이며, 이를 통해 기업들도 에이지 테크 시장에서 다양한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과 경제력에 따른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며, 이들의 자율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 솔루션 개발이 에이지 테크 시장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저자는 국내 시니어산업이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에는 최대 271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며, 우리도 이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에이지 테크 산업 생태계 확장, 즉 시니어와 돌봄 인력을 위한 사용자 중심의 연구개발, 우리 현실에 맞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산업 혁신과 투자, 제도의 정비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이지 테크의 핵심 유망기술 분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시니어 자립생활기술(AIP Tech)이다. 내 집에서 살고 싶은 시니어를 돕는 기술이다. 주거와 스마트홈, 시니어 영양, 디지털 헬스케어, 정서 지원 및 감성서비스, 디지털금융, 디지털 여가 등이 이에 포함된다.
둘째, 노인 돌봄 인력을 위한 돌봄 기술(Care Tech)이다. 돌봄 로봇, 시니어 케어 기기, 플랫폼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에이지테크 리터러시(AgeTech Literacy)다. 사용자인 시니어와 노인돌봄인력이 에이지테크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기술) 및 서비스를 연계한 모델이다.
저자는 에이지 테크가 시니어들의 삶을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정밀하고 개인화된 방향으로 개선시킬 것이라며, 에이지 테크가 새로운 시니어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세 가지 솔루션을 제시했다. 에이지 테크 산업 생태계로 확장하는 것, 관련 예산 플랜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 새로운 시니어의 다양한 니즈에 맞는 사용자 관점의 에이지 테크 개발과 대규모 실증을 통한 사업화가 그것이다.
저자는 에이지 테크라는 개념을 2020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인물이다. 해외 자료에만 의존하던 시절에 우리만의 데이터와 시장 전망, 기술·서비스 개발과 실증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가 제시하는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시니어’와 ‘에이지테크에 대한 성공 솔루션’을 제대로 잘 이행한다면 우리가 시니어산업 생태계를 선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시니어 소비자들의 높은 구매력과 소비 의지가 시장과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이를 통해 국내 에이지 테크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오래 사는 삶’, ‘더 건강한 삶’, ‘더 나은 삶’을 위한 에이지 테크 기술의 혁신이 앞으로 시니어의 생활 편의성과 건강 관리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에이지 테크 산업에서도 AI가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시니어 돌봄 인력의 부족이 에이지 테크 기술에 대한 수요와 의존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에 에이지 테크 혁신과 생태계 확산 전략이 시급하며, 정부 주도의 에이지테크 R&D 확대와 유망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원 펀드 및 기금 운영 등의 전 주기적 지원 체계 구축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에이지 테크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소비자의 니즈분석,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 정부의 지원 및 규제, 윤리적 고려사항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기업 내부에서도 거버넌스를 확립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진래 선임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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