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신간] 로미 무슈타크 <바쁜 뇌를 회복하라>
2025-08-11

고된 직장 생활을 빨리 끝내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이 많다. 이른바 ‘파어어족’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런 생활을 즐기려면 최소한의 경제적 여유가 담보되어야 한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죽어라고 돈을 모으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책 <퇴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10억을 모았다>의 저자인 일본의 ‘절대퇴사맨’도 그런 사람이다. 취업한 블랙 기업(고용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괴롭히는 기업)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곳에서 정년까지 일했다가는 과로사나 자살 둘 중 하나일 것이라 확신했다.
빨리 회사에서 도망치려고 그는 극단적으로 절약하고 돈을 모았다. 21년 만에 1억 엔을 모으자는, 어쩌면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웠다. 그런 그에게 저축은 최고의 ‘신경안정제’였다. 목돈이 모일 때마다 노후에 대한 불안과 가난에 대한 열등감을 상당부분 없앨 수 있었다. 당장의 즐거움을 희생하면서 악착같이 저축을 했다. 그에게 저축은 곧 즐거움이었다. 계란말이와 낫토를 먹으며 그렇게 ‘저축형 억대부자’가 되었다.
처음에 저자의 월 급여 실수령액은 19만 엔이었다. 거기서 매달 15만 엔을 저축했다. 보너스가 나오면 당연히 모두 통장으로 넣었다. 월세가 싼 기숙사 덕분에 매년 250만 엔 정도를 저축할 수 있었고, 운 좋게도 주식까지 올라 3년 만에 1000만 엔을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때서야 비로소 저자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목숨을 지켜 줄 ‘정신의 방패’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저자는 1000만 엔 정도가 모였을 때 비로소 마음이 안정되고 여유를 느꼈다고 했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회사를 때려치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2,3년은 버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인생에 대한 선택권이 자신의 손 안에 있음을 처음으로 느꼈다고 했다.
저자는 이렇게 자신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가장 우선되었다고 했다. 이른바 ‘근성’이다. 그리고 왜 그만큼의 돈이 필요한 지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큰 돈을 모이고 싶다면 먼저 그 돈으로 인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것이다. 이른바 ‘정신의 방패’를 만들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저축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그러면서 이 책을 통해 ‘가성비’와 ‘합리성’을 극한까지 추구하면 어떻게 까지 아낄 수 있는가를 실제로 보여 주었다. 그는 “절약이나 저축이 힘들다는 편견을 없애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그리고 절약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그렇다고 해서 따뜻한 심장을 잃어버린 ‘배금주의자’는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저자는 돈이 인생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가 강요하는 지옥에서 우리를 지켜 줄 방화벽이라고 했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생기는 ‘부러움’을 이기는데 저축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돈을 모으는 사람과 모으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지속가능한 절약 마인드’ 보유 여부라고 강조했다. 수 많은 절약법이 있지만 그 바탕이 되는 생각과 마음가짐, 그리고 확실한 의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히 돈을 모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생긴 우연한 수익에 들떠 긴장을 푸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연한 수익과 마찬가지로 언제 발생할지 모를 손실에 대비할 재원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략의 파탄은 언제나 긴장이 풀리는 순간에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저축 속도를 가속화하는 ‘절약 마인드 세팅’에 관해서도 조언을 주었다. 가장 중요한 능력은 ‘합리성’이라고 했다. 낭비를 배제하고 고효율로 고비활동을 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면서 “돈을 모으는 비법은 ‘과시’를 버리고 합라성을 취하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 합리성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갈고 닦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효과적으로 절약을 해서 저축액을 최대화하려면 항상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숫자로 ‘가성비’를 파악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했다. 한 발 멈추고 생각하면 불필요한 지출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돈’과 ‘감정’을 잘 관리하면서 세상의 온갖 싸움에서 한발 물러나 현명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의 중후반부터는 저자의 단계별 실전 저축 전략이 풍성하게 담겼다. 99% 실패하지 않는 저축 플랜을 세우는 법부터, 꾸준히 그런 저축 습관을 유지한 방법, 소박한 식단을 유지하는 비결, 그리고 현실적인 자산 증식 과정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일관되게 ‘초절약 생활’을 강조한다. 자산을 6000만 엔에서 1억 엔으로 만드는데 6년 밖에 걸리지 않은 비결 가운데 운용자산의 복리 수익 효과와 월급 상승, 자산운용과 앱테크 노하우 등도 큰 역할을 했지만 무엇보다 ‘생활비 0엔 생활’로 대변되는 지속적인 초절약 생활이 기반이 되었다고 했다. 수입이 늘어도 생활수준을 올려버리면 돈은 모이지 않는다는 간단한 진리를 일관되게 실천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절약이야말로 궁극의 돈 모으기 수단”이라고 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왜 돈을 모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상위 0.1% 초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노후 불안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인 ‘경제적 불안정’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통장 잔고 채우는 법’을 일러준다. 그 과정에서 남들의 것이 아닌, 자기만의 ‘파이어 플랜’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누구든 재미있게 꾸준히 저축을 해 간다면, 자신만큼 돈을 모을 수 있다 을것이라며 용기와 격려를 준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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