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 "하루 1만 보 이하라도 더 빨리 많이 걸으면 심혈관질환 위험 줄여줘"

 "하루 2300보 이상에 1000보 늘 때마다 심혈관 위험 17% 낮아져"
이의현 기자 2025-08-11 08:11:25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없음

하루 1만 보에 못 미치게 걷더라도 더 빠르게 많이 걸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하루 2300보 이상만 걸어도 1000보가 늘어날 때마다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이 17%나 감소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 이매뉴얼 스타마타키스 교수팀은 11일 유럽 예방심장학 저널(EJPC) 에서 고혈압 환자 3만6000여 명에 대해 하루 걸음 수 및 속도와 심혈관 질환 위험 간 관계를 7.8년간 추적한 연구, 이런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이 연구는 하루 걸음 수와 심혈관 질환 간 용량-반응 관계를 입증한 첫 연구 중 하나"라며 "이는 고혈압이 있는 경우 하루 1만보가 안 돼도 더 빠르게 많이 걸으면 심혈관 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걷기·자전거 타기·수영 같은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주 5~7일, 하루 최소 30분씩 하도록 장려하지만, MACE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신체활동을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의학 DB인 영국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평균 연령 64세의 고혈압 환자 3만6192명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2013~2015년 고혈압 진단을 받고, 손목에 착용하는 가속도계를 이용해 연속 7일간 하루 걸음 수와 속도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평균 7.8년간 추적 관찰해 총 28만 3001인년(1인년은 한 사람을 1년간 관찰한 값)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기간 심근경색과 심부전, 뇌졸중 발생 건수는 1935건이었다.

분석 결과 하루 2344보 이상 걸으면 MACE 위험이 감소하기 시작해, 걸음 수가 최대 1만 보까지 1000보씩 늘어날 때마다 MACE 위험이 16.5%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과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은 각각 21.6%, 14.8%, 24% 낮아졌다.

연구팀은 이는 하루 걸음 수가 1000보 증가하면 10만 인년 당 MACE 발생이 평균 31.5건 감소하고, 심부전은 7.2건, 심근경색은 9.9건, 뇌졸중은 10.4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루 중 가장 빠르게 걸은 30분간의 분당 걸음 수가 80보인 경우 MACE 위험이 30% 감소했으며, 그 속도가 분당 130보를 넘는 경우에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고혈압이 없는 3만7350명의 데이터 분석에서도 하루 걸음 수가 1000보 증가할 때마다 MACE와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이 각각 평균 20.2%, 23.2%, 17.9%, 24.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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