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이 어렵다는 ‘신장질환’…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해야 할까

유태현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가 <세브란스> 웹진 통해 전하는 신장질환 단계별 관리법
박성훈 기자 2025-09-12 08:50:26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신장은 우리 몸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시켜 주는 매우 소중한 장기다. 신장이 좋지 않으면 쉬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신장은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어려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유태현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가 <세브란스> 웹진 9월호를 통해 신장질환의 단계별 치료와 관리 방법을 소상하게 알려 주어 주목을 끈다.  유 교수가 전하는 건강한 신장을 지키는 5가지 습관과 1~5 단계별 신장질환 치료 및 관리법을 요약 소개한다. 

◇ 건강한 신장을 지키기 위한 5가지 원칙 

유 교수는 먼저, 짜게 먹지 않는 습관을 강조했다. 이런 습관은 혈압을 올리고 신장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도 하루 소금 섭취량을 5g 이하(나트륨 2000mg 이하)로 권장하고 있다. 국이나 찌개 국물, 젓갈이나 장아찌, 햄이나 라면 같은 가공식품, 간편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둘째, 철저한 혈압 및 혈당 관리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만성 신장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유 교수는 “집에서 자주 수치를 확인하고 목표 수치가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운동과 식이요법, 약물복용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셋째, 약물 남용 금지다. 유 교수는 이부프로펜과 나프록센, 쎄레브렉스 같은 소염진통제는 신장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만성 복용을 피하고 신장질환의 단계가 심해지면 전문의와 상의해 다른 계열의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넷째, 정기 검진이다. 신장 기능은 크레아티닌 혈액검사를 이용한 추정 사구체여과물과 소변검사(단백뇨, 혈뇨 등)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유 교수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다면 매년 검사를 받고, 이상이 발견되면 신장내과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다섯째, 금연과 절주, 적정 체중 유지다. 비만은 고혈안과 당뇨 위험을 높이고 신장에도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흡연은 신장의 혈류를 감소시키고 신장 기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높이고 비만과 당뇨를 유발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유태현 교수
◇ 신장에 이상 느껴지면 ‘사구체여과율’ 확인부터 

당뇨나 고혈압, 만성 사구체신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점점 떨어지는 만성 신장질환 환자들이 최근 확연한 증가세다. 우리나라 성인 7명 가운데 1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유태현 교수는 신장에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사구체여과율부터 확인해 볼 것을 권했다. 

만성 신장질환은 사구체여과율에 따라 1단계부터 5단계로 구분된다. 초기에는 별 다른 증상이 없이 가벼운 신장 기능 감소만 나타나지만, 초기부터 적극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하다. 유 교수는 특히 사구체여과율이 정상이라도 단백뇨가 심하면 신장질환 진행이 빨라지고 신장 손상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다. 따라서 초기부터 단백뇨 양을 정확하게 추정하고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수라고 전했다.

만성 신장질환의 1단계는 사구체여과율이 90 이상이다. 정상에 가깝지만 소변 이상 등 구조적 변화가 관찰된다. 2단계는 60~89로 여과율이 약간 감소하지만 증상은 거의 없다. 3단계는 수치가 30~59로 감소하면서 피로나 부종 등 경증이 나타날 수 있다. 4단계는 15~29로 격감해 투석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5단계는 여과율이 15 미만으로, 투석이나 이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 

◇ 신장질환 관리에는 식단 조절이 최우선 

유 교수는 만성 신장질환에는 식단 조절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단백질을 줄이고 칼륨과 인이 높은 음식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유 교수는 무조건 그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신장질환의 단계별로 적절한 조절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장질환 1단계와 2단계 환자는 일단 칼슘 섭취를 줄이고 적극적으로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3단계부터는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단백질과 인, 칼륨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4~5단계는 투석 전후 단계인 만큼, 전문적인 식이요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단백질 제한과 함께 칼륨과 인의 섭취를 엄격하게 조절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전문 영양사와의 상담을 적극 추천했다. 수분도 부종이나 혈압 상태에 따라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특히 고령자나 동반질환 등으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지나친 식이조절이 오히려 근육량을 잃게 만들고 영양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경계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조절 방법을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구강암

구강암

구강암은 혀나 입술, 볼 안쪽, 잇몸에 생기는 암이다. 주로 40세 이후, 그리고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잘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