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신간] 세르게이 영 <역노화>
2023-09-07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청소년들을 위한 책을 냈다. 한창 고민이 많을 우리 청소년기 아이들이 살면서 마주하게 될 크고 작은 어려움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현명하게 사는 법을 일러주는 고마운 책이다. 엄마 아빠, 혹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들려주면 좋은 이야기들이 풍성하다.
꿈과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은 청소년을 위한 <뭐가 되고 싶냐는 어른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법>, 마음이 힘들고 지친 청소년을 위한 <행복하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면>에 이어 출판사 미래엔이 세 번째로 내놓은, 가족 모두가 함께 읽기에 좋은 마음 처방전이자 인생 지침서다. 앞의 두 책이 15가지 질문의 형식을 빌어 도움 말을 들려주었다면, 이번에는 25명 철학자들의 지혜와 조언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았다.
이 책은 청소년은 물론 우리 어른들까지도, 삶의 여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헤쳐가야 하는 가를 일러준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뜰 때, 내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도통 모를 때, 앞서 삶의 지혜를 일깨워 준 세계적인 철학자들의 깊이 있는 통찰을 차용해 가장 현실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준다. 어른들도 쉽게 대답해 주기 힘든 고민과 걱정에 대해 25명의 철학자가 명쾌하게 답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은 일상에서의 ‘어리석은 대처’와 ‘지혜로운 대처’를 먼저 소개한다. 친구가 못되게 굴었을 때, 똑같이 되 갚아 주거나 자신이 그럴 만한 행동을 했을 것이라 여기기 보다는, 친구가 왜 와가 났을까 생각해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물어 해결하라고 조언한다. 그림을 그리다 망쳤을 때도,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다신 그림을 그리지 않기로 다짐하는 대신에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그리거나 새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라고 권한다.
이어 본격적으로 철학자들의 지혜를 빌어 25가지 유형의 문제들에 대해 답을 제시해 준다. ‘너는 좀 이상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상했을 때 카뮈를 소환해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내가 진짜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면 루소가 한 “본성에 맞는 일을 찾아보고 어렸을 때 좋아했던 놀이를 떠올려 보라”는 조언을 던져 준다.
해야 할 일을 자주 미루는 습관에 대해선 히파티아가 한 “우리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일을 시작할 때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라며 도전할 용기를 준다. 이밖에도 알베르 까뮈의 철학을 차용해 “조금은 이상한 게 정상”이라고 다독이고, 랠프 월도 에머슨의 철학을 소개하며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라며 어깨를 감싸주고, 존 롤스의 이론을 통해 ‘공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우리는 철학이 단순히 개인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도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철학이 일상의 삶은 물론 정치와 예술, 그리고 사회 전반의 문제들과 깊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철학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며, 어릴 때부터 어떻게 사는 삶이 올바르고 현명한 삶인지, 삶의 궁극적인 의미는 무엇인지를 한 번쯤 생각해 보라고 권한다.
25개의 현실에서 나타나는 고민과 그에 대한 지혜의 철학자들의 접근법과 해법 도출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 모두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어려움을 현명하게 극복하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던져주는 교훈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쉽지는 않겠지만) 철학자처럼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면서 크고 작은 삶의 난관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현명하게 극복하는 노력을 촉구한다.
저자인 ‘알랭 드 보통과 함께 하는 인생학교’는 세계적인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2008년에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들의 원인과 해법을 찾아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었다. 그는 이런 문제들 대부분이 자기 이해와 의사 소통 결핍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그 해법으로 대중들이 즐거워하고 위로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 들을 다수 출간하고 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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