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점점 고갈되는 ‘에너지’... 나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2025-07-04

라섹이나 라식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근시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고난도 망막질환 수술치료의 권위자인 김성수 세브란스 안과 교수가 최근 <세브란스 소식> 6월호에 근시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함께 예방 및 치료법을 올린 글이 있어 일문일답식으로 재구성해 요약 소개한다.
- 우리나라에 근시가 생각보다 많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근시를 가진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60~70%에 이른다. 청년기에는 80~90%에 달한다. 이 가운데 최소 30%가 -6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로 파악된다.”
- 근시는 왜 발생하는 것인가.
“근시의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우선, 도시화에 따른 실내생활 증가를 들 수 있다. 유아기부터 청소년기에 실내생활 시간이 늘면, 어두운 환경에서 안구 내 도파민 분비가 저하되어 ‘눈길이’가 길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눈길이란, 눈의 각막 앞에서 시력에 중요한 황반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 도파민이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가.
“일본 게이오대 연구팀 보고에 따르면, 파장이 짧은 보랏빛(360-400nm)이 망막을 자극해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고, 정상적인 안구 성장을 유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루 4시간 이상 실외활동을 하는 초등학생들에서 근시 발생이 의미 있게 낮다는 보고도 있다. 실내생활 증가에 따른 빛 노출의 저하가 근시를 발생시킨다는 이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근시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 눈길이가 길면 여러 안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나.
“눈길이는 6~10세 때 급격히 길어져 성인의 눈 크기인 22mm 이상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눈길이가 28mm 이상으로 비정상적으로 긴 고도근시에서는 30세 이후에도 눈길이가 계속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고도근시 환자는 백내장 수술 후에도 눈길이가 증가한다. 청년기 이후 눈길이의 증가는 다양한 안질환의 선행소견으로 의심된다. 라섹 또는 라식수술, 안내렌즈 삽입술 등으로 근시를 교정했더라도 눈길이가 28mm 이상으로 길다면 주의해야 한다.”

- 고도근시는 왜 위험한가.
“근시는 실명의 심각한 위험인자이면서 다양한 안질환의 원인이다. 고도근시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백내장 발생이 5~8배 정도, 녹내장 발생 위험은 2~3배 높다. 심각한 실명 원인으로 꼽히는 ‘망막박리’도 고도근시에서 5~6배 정도 높다. 노령 환자가 늘어나면서 문제가 되는 황반질환 또한 전체 고도근시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백내장 수술을 하면 근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 아닌가.
“백내장 수술이 성공적이더라도 녹내장이나 황반변성 등이 동반되어 시력 회복이 불량한 경우가 있다. 특히 고도근시 중 시신경과 황반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후포도종’이 동반되면 녹내장과 황반 손상이 함께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실명의 주요 원인이 되는데다 이러한 손상은 진행되면 회복되지 않는다. 또 눈길이가 긴 근시안 환자에서는 망막박리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망막박리는 백내장이나 황반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발생하며, 빠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 근시에 따른 시력 상실은 치료법이 없나.
“아직 확실한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실명하는 퇴행성 근시(악성근시)와 관련된 유전자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신경과 황반 부위를 재생하는 줄기세포 치료제도 아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항신생혈관내피세포제제를 이용한 근시성 황반하 신생혈관 치료나, 눈길이 증가에 따른 황반 부위 견인이 문제를 일으키는 근시 견인성 황반질환에 대한 수술치료 정도가 급격한 시력 상실을 막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 근시에 따른 시력 상실을 예방할 방법을 알려달라.
“근시에 의한 시기능 상실을 방지하려면 유소아 및 청소년기의 근시 발생과 진행을 억제하는 방법 개발과 함께 더욱 안전한 근시 교정 방법 발굴 및 합병증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퇴행성 근시에서 진행 위험인자와 원인을 규명하고, 근시에서 자주 발생하는 녹내장과 황반질환의 진행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급격한 시력 상실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억제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 근시성 안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나.
“근시와 근시성 안질환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코호트 기반 연구가 필수다. 중증 환자가 집중되는 상급 의료기관에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가 실명 위험이 있는 퇴행성 근시에 해당하는 만큼, 적극적인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현재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해진 연령관련 습성 황반변성 역시 50여 년에 걸친 꾸준한 연구와 노력의 결과물이다. 근시성 안질환에 대한 대응은 다소 늦었지만 근시 예방과 근시에 의한 실명에 대비할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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