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쉽 결핍 증후군’?… 일과 쉼의 균형을 맞추려면 이렇게

‘여가학자’ 이영길 칼빈대 교수 “세상이 시키는 대로 빨리 달려가려고만 해선 안돼”
박성훈 기자 2025-08-13 07:52:26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쉼’은 삶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활력소다. 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현대인들, 특히 나이가 들어 은퇴한 사람들 가운데도 좀처럼 쉼을 놓치고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른바 ‘쉼 결핍 증후군’이다.

미국 칼빈 대학에서 여가학을 가르치는 여가학자 이영길 교수는 미국에서 40년 넘게 여가와 쉼에 대해 연구해 온 학자다. 그가 최근 <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는 책을 통해 쉼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이 교수는 “현대인들은 쉼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채, 세상이 시키는 대로 빨리 달려가고만 있다”면서 “지금은 삶과 생각의 태도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얼마나 쉼을 충분히 이용하고 살고 있는 지를 자가 체크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다음 항목 중 얼마나 경험했는지를 체크해 보라며 10가지 문항을 제시했다. 10개 문항 중 ‘예’라는 답을 몇 개 선택하느냐에 따라 현재 자신이 ‘쉼 결핌 증후군’을 어느 정도 겪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1. 항상 바빠서 쉴 시간이 없다고 느낀다

2. 쉴 때 자책감을 느끼거나 ‘내가 이러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한다

3. 충분히 잠을 자도 피로가 계속 쌓인다

4. 일을 안 하면 불안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인다

5. 일에 대한 생각을 멈추기 힘들고, 쉬는 게 불편하다

6. 일상 속에서 쉽게 소진되거나 감정적으로 지치는 일이 잦다

7. 최근 취미나 여가 활동 중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느낀 적이 없다

8. 쉴 때 주로 핸드폰을 보면서 보내고, 오히려 더 피곤해 진다고 느낀다

9. 취미 생활이나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10. 피로 때문에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게 부담스러우며, 혼자 있고 싶다고 생각한다

‘예’라고 답한 개수가 많을수록 쉼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예’ 응답이 0~3개면 충분한 쉼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현재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쉼과 일의 균형이 잘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이 교수는 “현재의 생활 패턴을 지속하되,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증가할 때에도 지금과 같은 쉼의 습관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가 4~6개면 약간의 쉼 결핌 상태로 판단된다. 쉽 결핌을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어 의도적으로 휴식을 더 자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간단한 명상, 산책 또는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생활습관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가 7개 이상이면 심각한 쉼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스트레스나 피로가 심각하게 축적된 상태로 판단된다. 이 교수는 “자칫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쉼의 결핍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부터 인지하라”고 조언했다. 적극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일과 쉼의 균형을 찾고, 생활 패턴도 개선해 나갈 것을 권고했다.

이영길 교수는 쉼 결핍의 대표적인 증상이 스트레스와 번아웃, 보어아웃, 두려움, 외로움이라고 했다. 그는 “‘쉬어’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이것은 더 높은 생산성을 위한 가혹한 메시지가 아니라 인생 그 자체를 위한 삶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옭아매고 재촉하며 몰아치는 세상에 맞서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쉼은 멈춤에서 시작한다”면서 만족을 모르는 욕망을 잘라내고, 타인의 시선을 덜 신경쓰고, 과부하가 되는 것을 경계하고, 극단적으로 멈추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자체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쉬는 시간을 확보하고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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