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는 걸까
2025-08-14

대장암은 국내 암 발병 순위 2위로 매우 흔한 암이다. 2022년 기준으로 1위가 갑상선암(12%)이고 그 다음이 11.8%의 대장암이다. 최근 들어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요즘은 대장내시경 기술 등이 발달해 예후도 좋고 치료 성과도 좋은 암이기도 한다. 증상을 발견했다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가 권고되는 이유다.
<월간 세브란스 소식> 8월호에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허혁 교수(대장암센터장)가 ‘대장암, 꼭 일려드릴 10가지’라는 주제로 펼친 특별 강연 내용이 소개되었다. 대장의 기능부터 대장암의 징후와 치료 및 예방법 등에 관해 소상히 설명한 것을 일문일답식으로 요약소개한다.
- 대장은 어떤 일을 하나.
“대장은 소화기관의 마지막에 자리하는 장기다. 대장의 처음이 ‘맹장’으로, 변의 저장 기능을 한다. 이어 수분과 전해질 재흡수 가능을 가진 상행결장(우측결장), 가로 형태의 횡행결장, 하행결장을 거쳐 변이 형성되고 이동한다. 직장에서 저장이 되었다가 항문을 통해 배변이 이뤄진다. 이 결장과 직장을 합쳐 ‘대장’이라고 한다. 기능이 달라 이름을 달리 한다. 어느 부위에 암이 생기느냐에 따라 상행(하행)결장암, 직장인 등으로 부른다.”
- 대장암은 노년층에 유난히 흔한 암 아닌가.
“대장암은 이전에는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50세 미만의 젊은 성인 대장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국가들 가운데 우리가 가장 높다. 최근 10년간 젊은 암 발생률이 연 평균 4.2%에 달한다. 복통이나 체중 감소, 장 습관의 변화 등 증상이 늦게 나타나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것이 문제다.”
- 대장암의 주요 위험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50세 이상 연령, 유전적 요인, 용종, 염증성 장질환, 가공식품 섭취 등 식습관, 흡연과 음주, 신체활동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부모와 형제자매, 자녀 가운데 대장암이나 다른 암 보유자가 3명 이상일 경우 ‘비용종성 유전성 암’이라고 부른다.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식습관, 꾸준한 운동, 금연, 절주 등이 대장암 예방에 중요하다. 젊은 대장암은 더 공격적이고 예후도 안좋아 정기적인 검진과 신속한 대응이 필수다.”
- 대장암이 생기는 원인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선, 섭취하는 칼로리의 총량이 크면 비만이 되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소고기 같은 붉은고기와 고단백질, 고지방식은 칼로리도 높고 발암물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고기의 마블링을 유난히 좋아하는데, 붉은 고기의 지방이 대장암의 발병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다. 트랜스지방산은 산패를 막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거나 고온의 기름으로 조리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팝콘과 감자튀김, 라면, 냉동피자, 도넛 등에 특히 많다.”
-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야채 등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칼슘 섭취도 대장암 위험을 낮춰준다. 무엇보다 나쁜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거의 종일 앉아서 일하는 등 육체적 활동이 적은 직업의 종사자들은 대장암 발병 위험이 크다. 특히 결장암과의 상관관계가 더 높다. 과도한 음주는 남자 직장암의 위험을 높인다. 흡연은 선종과 대장암 위험도를 모두 증가시킨다. 대장암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암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조기 검진을 통해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다고 들었다.
“그렇다. 대변장혈 검사로 대장암 사망위험이 8~22% 낮아진다. 결장내시경으로 용종을 떼어내면 27%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50세 이상은 꼭 대장내시경을 해 볼 것을 권하는 이유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조기발견을 가능케 한다. 1기는 41.1%, 2기는 25.7%, 3기는 22.5% 정도 조기발견 및 치료가 가능하다. 기수가 낮을수록 생존확률은 높고 재발율은 낮다. 그래서 조기발견이 더더욱 중요하다. 1기와 2기의 5년후 생존율은 95%에 이른다. 1기는 거의 100%다. 3기는 81.5% 정도다. 최근 우리는 결장암 비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직장암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식생활 변화와 비만이 원인으로 꼽힌다.”
- 대장암은 유전이 되는 병인가.
“유전성 대장암이 있다. 전체 대장암 환자 중 약 20% 정도가 그렇다. 가족 중에 50세 이하에 대장암이 발생했거나 대장 내시경에서 10개 이상 용종이 발견되면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일단 판단한다. 유전적 위험도 잘 살펴봐야 한다. 부모나 형제 중 대장암 환자가 한 명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2~2.5배, 두 명 이상이면 4~4.5배, 45세 이전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3.5배 가량 위험도가 증가한다. 유전성 대장암에는 대장 점막에 수많은 용종이 생기는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DNA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하는 ‘린치 증후군’이 있다. 가족력이 있다며 40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작하거나, 가족의 대장암 진단 나이보다 10년 정도 일찍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 대장암이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먼저,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긴다. 짙은 갈색 변이 보이고, 혈변이 생기기나 잔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복부 불편과 함께 복부 팽만이 나타나기도 한다. 피로감과 함께 체중 감소도 나타난다. 암은 칼로리 소비가 많은 종양이기 때문이다.”
- 대장암 검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대장 내시경이 대표적이다. 항문에서 직장까지 대장 내부를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 용종을 발견하면 즉시 떼어내 치료도 할 수 있다.”
- 대장암 치료는 어떻게 하나.
“수술이 일반적이다. 대장암 수술은 종양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수술 방법은 배를 여는 개복, 복강경, 그리고 로봇수술이 있다. 우(좌)측 결장 절제술, 전방 절제술이 있고 직장암 때 적용하는 저위전방절제술도 있다. 초저위전방절제술도 있다. 종양이 항문에 가까울 경우에 행하는 수술법이다.”
- 항암 화학요법도 있다고 들었다.
“수술은 종양 부위를 치료하는 반면 화학요법은 주사치료나 항암제 약물 등을 사용해 전신에 퍼져 있는 암 세포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전신적인 치료법이다. 정상세포의 과도한 파괴 없이 모든 유해한 암세포를 파괴한다. 목적은 치료에 있지만, 완치가 더 가능하지 않을 때 암세포 성장을 조절하기 위해서도 행해진다. 통증이나 괴로움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치료 후 생존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암을 완전히 절개한 후에 재발 방지 목적으로도 시행된다.”
- 방사선 치료는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법인가.
“그렇다. 완치 목적의 치료법이다. 단독 또는 항암약물 요법과 병용해 암을 뿌리뽑거나. 수술이나 항암약물 요법 등 다른 요법을 실행한 후 또는 그 전에 보조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이 있다. 종양으로 인한 통증이나 출혈, 장애증상 등에 대한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거나 그런 증상들에 대한 예방 목적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 대장암 수술 후에는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나.
“수술절제 부위의 통증이 있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체로 무통주사를 1~2일 투여한다. 어깨 통증이나 허리, 목 통증도 있을 수 있다. 수술 후 2~3일 동안은 37도 후반에서 38도 초반의 발열이 반복될 수 있다. 그 이후 발열은 염증 감염 가능성을 감안해 추가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항문으로 미량의 혈변이나 검은 변이 나올 수도 있다. 대부분 자연 지혈이 된다. 배뇨 이상이 오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퇴원 전에 호전된다. 이 밖에 상처 감염이나 폐렴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세심한 관찰이 이뤄진다. 일시적인 장 마비가 와 오래 지속되면 장 폐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술 후 24시간 내 보행시작이 회복에 중요하다.”
- 치료 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식이요법이 가장 우선이다. 고단백질-저섬유질 섭취가 필요하다. 올바른 식습관으로 조금씩, 자주, 천천히, 꼭꼭 씹어먹기가 중요하다. 건강한 체중 유지와 암 예방 식사원칙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채소와 과일, 우유제품을 매일 먹을 것을 권한다. 지방이 많은 고기나 튀긴 음식, 짠 음식은 피해야 한다. 활동량을 늘리고, 술을 마셔야 한다면 하루 1~잔 이내로 제한하길 권한다. 하루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즐겁게 하고, 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사도 권장한다. 이 밖에 일상생활에서는 한 달 동안 복대를 착용하고, 수술 후 한달 이내에는 가벼운 걷기 운동만을 추천한다.”
- 대장암은 완치가 가능한 암인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대장암 1기와 2기초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2.8%였다. 이것이 2011년~2015년에는 94.7%까지 높아졌다. 2기말 환자도 78.8%에서 81.6%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최근 성적은 세계적 수준이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전체 생존율이 58.7%였던 것이 지금은 75% 수준까지 높아졌다. 재발률은 70% 내외가 2년 이내, 99%가 5년 이내다. 최근에는 예후도 좋고 치료 효과도 좋은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실 것을 권해 드린다.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 판정이 내려진다. 이후에도 1년마다 암예방센터 검진과 추적관찰이 이뤄진다. ”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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