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피로’가 일상인 CEO들… 멘탈 관리는 어떻게?

박세니마인드코칭 박세니 대표가 <결국 멘탈>에서 제안하는 ‘강하면서도 유연한 CEO 멘탈 관리법’
조진래 기자 2025-08-20 08:36:10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CEO는 그 누구보다 강한 ‘멘탈’이 요구된다. 끊임 없이 판단과 결정의 순간과 마주쳐야 하는 자리기에 그렇다. 리더가 때론 강하고, 때론 유연한 멘탈을 가져야 조직도 더욱 강하고 유연해진다. 하지만 모든 CEO가 그렇게 흔들림 없으면서 유연한 멘탈을 가진 것은 아니다. 

심리상담 및 멘탈설계 전문가로 박세니마인드코칭 대표를 맡고 있는 박세니 대표가 최근 <결국 멘탈>이라는 책을 통해 CEO들에게 요구되는 멘탈 관리법을 소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박 대표는 세계적인 골프 선수 김세영 프로 등의 멘탈 코치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먼저, CEO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멘탈 붕괴의 7가지 순간’을 꼽았다. 첫째, 인사와 해고 결정을 앞두었을 때다. 조직을 위한 결정임에도 한 개인의 삶과 가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코 가볍지 않다.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과 가치를 중심에 두고, 고통스런 결정이더라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했다.

둘째,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다. 이럴 때마자 자신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기부정에 빠지기 쉽다. 때로는 수치를 넘어 자신을 리셋하는 관점 전환을 통해 다음 도약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선택이 요구되는 순간이다.

셋째, 믿었던 임원이나 팀원이 실망을 줄 때다. 배신감과 자책감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사람이 문제인지, 시스템이 문제인지를 자문해 봐야 한다. 그 실패가 반복되지 않게 만드는 구조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넷째, 경쟁사에 밀렸을 때다. 조급함과 함께 불안을 느끼게 된다. 비교 심리는 자존감마저 흔들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속도가 아닌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 박 대표는 “CEO는 ‘비교’를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지키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다섯째, 외부의 비난이나 내부 불만이 터졌을 때다. 억울함과 분노, 자책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이 ‘사실과 감정의 분리’다. 진실은 받아들이고 불필요한 감정은 덜어내는 냉점함이 필요한 때다.

여섯째, 가정과 일의 균형이 무너질 때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정기적인 가족 루틴과 휴식 계획, 삶의 균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일곱째, 어떤 문제도 상의할 사람이 없을 때다.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을 때 CEO는 조용히, 그러나 깊게 무너진다고 했다. 이런 때는 의도적으로 고립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리더는 모든 것을 혼자 다 짊어지는 사람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사람을 세우는 사람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어 기업과 자신을 모두 구할 수 있는 멘탈 관리법을 소개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하루의 시작을 설계하며 이른바 ‘마인드셋’ 루틴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침의 짧은 루틴만으로도 의사 결정력이나 정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5~10분의 명상이나 기도는 감정과 사고를 정돈하고 내면의 소음을 가라앉힌다. 전날 있었던 긍정적 사건 3가지를 적어보는 ‘감사 저널링’처럼 작은 기쁨을 찾는 습관도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을 높인다. 하루에 중요한 3가지 일을 압축해 두면, 의사결정 피로 예방에도 좋다.

두 번째 단계는 ‘결정 피로 줄이기’다. 여기에는 단순화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에 이르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CEO 입장에서는 결정의 기준을 미리 설정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침식사, 복장, 출퇴근 루트 등 반복적인 선택은 루틴으로 자동화시킴으로써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허비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고립감 해소다. 혼자 결정해야 하는 일이 많은 입장이니, 조직과의 연결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법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커뮤니티나 멘토 그룹에 참여하거나 전문 멘탈 트레이너나 코치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직원들과의 허심탄회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익명의 피드백 채널을 구축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네 번째 단계는 감정 관리다. 무조건 억누리기 보다는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CEO의 감정은 조직의 분위기로 곧바로 전달되기에 더더욱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의 관찰자가 되면 판단이 선명해 진다. 매일 하나의 감정을 점검하고 기록하며 EQ 훈련을 반복하는 것도 좋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수록 타인의 감정에도 민감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다섯 번째 단계는 몸 돌보기다. 신체와 멘탈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리더십은 건강한 몸에서 시작된다. CEO에게는 정서적 에너지 뿐만아니라 신체적 회복 탄력성도 필수다. 하루 20분 걷기, 효율적인 수면관리, 그리고 카페인이나 알코올 절제 등을 통해 ‘멘탈의 적’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갈 필요가 있다.

여섯 번째 단계는 ‘멘탈 리셋’이다.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위기에 대비해 평소 스스로를 리셋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5분 복식호흡과 함께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며 웃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며 권했다. ‘나는 CEO가 아니라 전략가다’라고 말하는 것도, 자신을 역할에서 분리함으로써 감정에서 한 걸음 물러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일곱 번째 단계는 장기적인 ‘내적 리트릿’ 계획하기다. CEO의 역할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3개월에 한 번쯤 혼자 1박2일 리셋 여행을 떠나거나, 스마트폰을 끄고 자연을 걷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했다. 박 대표는 “조직과 자신을 분리해 자신을 바라보는 습관이 멘탈 유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조진래 선임기자 jjr895488@naver.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내가 벌써 노안(老眼)?

내가 벌써 노안(老眼)?

나이 60이 넘으면 안과 질환이 흔해 진다.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거나, 백내장이 와 수정체가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