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 지금이라도 내 연금 계좌에 넣어볼까?

이의현 기자 2025-09-16 07:58:58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금계좌를 운영 중인 은퇴(예정) 투자자들에게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금은 ‘부러움 반, 아쉬움 반’의 대상일 수 있다. 지금이라도 내 연금계좌에 편입하면 어떨까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김명준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AI 금융공학 운용부분)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TV에 출연해 연금계좌에 금을 편입하는 문제에 대해 상세한 팁을 주었다. 이를 일문일답식으로 요약해 소개한다.  

- 금 펀드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안다. 투자자산으로서 금을 언제부터 주목했나.

“AI 금융공학 운용부분에서 원자재 펀드와 해외주식형 펀드를 담당하고 있다. 2016년부터 듬 실물 ETF에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 중이다.”

- 금을 흔히들 안전자산이라고 한다. 그렇게 인식된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 금융상품 가운데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극히 드물다. 예적금을 포함해 만기가 짧은 채권 외에 나머지는 약간이라도 원금 손실 위험을 갖고 있다. 금도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이다. 다만, 총량이 유한하다는 측면에서의 희소성, 오랜 기간 동안 가치가 저장되는 특징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어 안전자산으로 인식된 듯 하다. 여기에 위험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금이 상대적으로 가격을 유지하거나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한 이유다.”

- 금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 정도라고 본다. 먼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다. 전쟁이나 관세 충격 등으로 인해 선호도가 높아졌다. 다음으로, 매크로 요인이 있다. 달러와 환율이 대표적이다. 달러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금 가격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금리 환경에서는 금 가격이 약세이고, 반대일 경우 금 투자의 매력이 올라가는 양상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최근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가격과 무관하게 금을 적극 매입하고 있다.” 

- 어떤 나라들이 금을 적극적으로 보유하려 하고 있나.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들, 그리고 인도와 중국, 터키 등이다. 주로 이머징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려는 경향이 많다. 인도의 경우 국민들의 금융시스템 접근이 제한적이다보니 보인의 자산을 증식하고 지키는 수단으로 금 보유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하는데, 역대로 길게 가격이 떨어진 것은 없나.

“역사적으로 길게 보면 꾸준히 우상향한 것은 맞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증시 랠리가 진행되는 동안에 유동성 공급 축소, 달러 강세, 금리인상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약 5년 동안 1900달러에서 1060달러 수준까지 45% 가량 하락한 적이 있다.”

- 금 가격은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덜 하지 않나.

“기간에 따라 다르다. 2004년 이후 주요 자산의 일간 평균 변동성을 보면, 금은 채권보다는 훨씬 높다. 하지만 글로벌 주식이나 원자재 종합보다는 조금 높고, 선진국이나 미국 주식보다는 약간 낮은 편이다. 변동성으로만 본다면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 연금 포트폴리오를 짤 때 금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지 않나.

“선호하는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얘기하기는 무리다. 자산 배분의 원칙이 대체로 변동성을 낮춰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높이는 데 있다고 한다면, 기존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포함하면 자산배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금은 그 어떤 상품보다 상관관계가 낮다. 리츠나 다른 원자재, 인프라 등 대체 투자자산과도 상관관계가 낮다. 따라서 금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면 어떤 조합에서도 자산배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 연금계좌에서 금 투자 비중을 얼마나 담으면 좋을까.

“관련 연구 결과가 있다. 대체로 금 비중을 5~10% 포함시켰을 때, 어떤 시장 국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정도를 편입해 두면 주식시장 급락 시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방어하는데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올해 4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을 때도 금 ETF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 그렇다면 어떤 금 투자전략이 좋을까.

“연금계좌에 일정 부분 금 ETF를 넣어두었다면, 위험자산 비중이 높은 시장 상황일 때 보유한 금 현물 ETF를 매도해 주식을 저가 매수하는 리밸런싱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이 5~10% 정도 조정받을 시점에서 시장조종 시 금 매도 후 주식 저가매수, 시장 회복 시 주식 매도 후 금 매수를 반복하면 분산투자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레이 달리오의 올 웨더 포트폴리오(All Weather Portfolio)을 참고로 제시했다. 경제의 모든 국면에서 비교적 안정적 성과를 내도록 설계된 자산배분전략이다. 이 전략에서도 금이 약 7.5% 바중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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