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 덴 플래닝’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언제, 무엇을 할 지 미리 구체적으로 정해두면… ‘좋은 습관’ 실천에 최고
이의현 기자 2025-10-07 10:27:1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좋은 습관이나 루틴은 삶을 더욱 알차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대부분 부족한 실행력 탓에 오래 지속하지 못해 지속가능한 좋은 습관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되는 것이 ‘이프 덴 플래닝(if then planning)’이다.

예를 들어 (만약) 오전 9시가 되면 (그때는) 15분 동안 메일을 확인하고 답장한다, (만약) 누군가에게 화를 낸다면 (그때는) 머릿속으로 천천히 10초를 세고 마음을 가라앉히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프 덴 플래닝’은 1980년대 사회심리학에서 고안된 기술로, 언제 무엇을 할 지를 미리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법이다. 인간의 행동을 바꾸고, 해야 할 일을 습관화하거나 좋지 않은 습관을 끊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실제 목표 달성률이 2~3배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메이지대 법학부 교수이면서 언어학 박사인 홋타 슈고 박사가 <집중력 상실의 시대>라는 책에서 이프 덴 플래닝의 효과에 관해 소개했다. 슈고 박사는 ‘집중력을 빼앗길 경우 내일은 없다’고 늘 강조하는 사람이다.


이프 덴 플래닝의 효과는 콘스탄츠대학 안야 아흐트지거팀 등의 실험 결과에서도 실증되었다. 94명 학생에게 “만약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 싶다면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겠다”고 세 번 외치라고 하고, 일주일 후에 얼마나 먹었는지를 물었더니 소비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번에는 테니스 선수 107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성과를 평가받게 했다. A그룹은 시합 당일에 “이기기 위해 공 하나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목표를 부여하고, B그룹에는 이프 덴 플래닝을 했다. C그룹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결과를 보니, B그룹의 평가가 훨씬 좋았다.

홋타 슈고 박사는 이프 덴 플래닝의 효과가 이렇게 높은 것은 뇌가 ‘00라면 **이다’라는 문장을 잘 이해하고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한 번 이프 덴 플래닝에 따라 행동 계획을 세우면, 뇌가 무의식중에 정해진 시점에 해야 할 일을 실행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이 훈련을 반복하면 의지가 약한 사람이나 건망증이 있는 사람도, 해야 할 일을 습관화해 목표를 달성하기 쉬워진다고 했다. 특히 지금처럼 SNS나 넘쳐나는 문자 메시지와 TV 프로그램, 술자리 권유 등 갖은 유혹을 이겨내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했다.

홋타 슈고 박사는 특히 사람이 유혹에 직면할 때, 본능에 반응하는 대뇌변연계 보다는 이성이나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신피질이 제대로 작용해야 이런 유혹을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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