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전립선 질환의 예방과 치료 ① 전립선의 용도와 중요성
2025-10-02

전립선 비대증(BPH, Benign Prostatic Hyperplasia)은 전립선이 과도하게 커지는 질환이다. 15~20ml 정도이던 것이 30ml 정도로 2배 가량 커짐으로써 이런저런 불편함을 야기한다. 연령대로는 대개 40대부터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해 60대가 되면 성인 남성의 절반 이상을 넘기고, 80대 이상이 되면 80% 정도가 전립선 비대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전립선이 커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고환에서 주로 생산되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꼽힌다.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 조직이 남성호르몬에 오래 노출되면서 전립선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노화도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비대증을 유발하는 위험인자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활 습관도 전립선 비대증의 위험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대표적인 것이 흡연이다. 비만, 대사 증후군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가족력도 일부 가세한다. 아버지가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았다면 아들이 같은 수술을 받을 확률이 4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전문의들은 “40대 이후부터는 전립선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가장 먼저 인지할 수 있는 때는 소변을 볼 때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기 때문에 시원하게 소변이 나오지 않는 것이 전립선 비대증의 가장 일반적인 초기 증상이다.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세뇨(細尿), 소변 후 시원하다는 느낌이 줄어드는 잔뇨(殘尿) 등이 자주 느껴진다면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
소변을 보는 빈도 수가 크게 늘어나는 빈뇨(頻尿)는 가장 확실한 증상이다. 남성 평균인 하루 8번 안팎을 훨씬 웃도는 경우가 잦다. 밤중에 자다가 여러 번 깨는 야산뇨(夜間尿)도 동반된다. 당뇨병 등을 앓는 사람들은 당뇨 때문이라고 착각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전립선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른 치료를 못한 것을 후회하곤 한다.
이런 잦은 소변 이상 상태가 지속되다가 급기야는 소변을 참기 힘들어 가끔 지리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를 절박뇨 또는 절박 요실금이라고 한다. 소변을 다 보고난 후에도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팬티에 가끔 한 두 방울 이상 흘리는 일이 눈에 띄게 늘어날 수 있다. 화장실 갈 때마다 젊었을 때의 강한 오줌발을 그리워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할 경우 나타나는 증상들을 미리 제대로 인식하고 있으면 이후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소변에 피가 묻어나오는 혈뇨(血尿)가 가장 대표적이다. 우리 전립선에는 많은 미세혈관이 분포되어 있는데, 전립선이 커지면서 미세혈관들이 함께 늘어나게 되고 결국 소변을 볼 때 정맥 일부가 터져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다.
방광결석도 우려된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소변 배출이 방해를 받으면, 방광 안에 있던 오줌의 일부가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소변에 녹아 있는 칼슘이나 인산염, 요산 같은 무기질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딱딱한 결정체로 바뀌게 된다. 요로감염이나 통풍을 앓는 사람은 더 심한 증상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수술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한다.
전립선 비대증보다 더 위험한 것은 전립선암이다. 전립선암도 전립성비대증처럼 소변 줄기가 얇고 자주 소변이 마렵고 밤에도 참지 못하고 화장실을 찾는 등 증상이 거의 흡사하다. 때문에 자칫 전립선 비대증 정도로 생각하고 근본적인 치료를 미루다 암까지 발전하는 경우가 생긴다. 전문위들은 “일반인들은 이 둘을 완벽하게 구분할 수 없으니, 몸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김명 SNU건전비교의학과 대표원장은 “단순히 전립선이 크다고, 전립선이 진행된다고 해서 전립선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전혀 다른 질환이며, 특히 전립선비대증이 전립선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참고]
* <전립선 완전정복> 김명.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2025.
* <전립선 바로알기> 대한전립선학회. 일조각. 2023.
박성훈 조진래 기자 jjr895488@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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