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손주 잘 키우려면 ‘건편(건강한 편식)’이 필요해요
2025-05-29

사람의 건강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가 ‘변(便)’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변은 바나나 굵기의 황금색이다. 불쾌한 냄새를 내지 않으며, 물에 뜬다. 완전 소화 상태의 쾌변인 상태다. 변이 가라앉는다는 것은 그만큼 소화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그런 상태라면 변의 모양도 불규칙하고 악취가 난다.
영국 브리스톨대학의 켄 하튼 박사팀이 변의 형태와 색깔을 기준으로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7개 등급으로 나눠 분석한 바 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스스로 보고 판단할 수 있어 대단히 유용한 방법이다. 형태 상으로는 1번이 가장 딱딱하고 숫자가 올라갈수록 물러져 7번이 가장 무른 변이다.
켄 하튼 교수는 가장 나쁜 형태를 1번 ‘토끼변’으로 꼽았다. 견과류처럼 딱딱하고 단단한 덩어리 형태다. 변이 대장 밖으로 나오는데 100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몸 속에 오래 머물면서 수분을 계속 흡수해 토끼변처럼 되는 것이다. 이는 곧 변비와 연계된다. 사과나 오렌지, 배처럼 수분이 많은 과일이 예방에 좋다.
그 다음으로 나쁜 2번이 긴 소시지 모양으로 덩어리들이 뭉친 형태다. 3번은 소시지 모양인데 겉에 금이 보이는 형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이 4번으로 속칭 ‘바바나똥’이다. 매끄러운 뱀이나 소시지를 떠올리은 모양이다.
마지막 7번은 설사 변이다. 장의 점막 상태가 매우 나빠져 장이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생긴다. 냄새도 고약하다. 아이스크림이나 아이스커피 같은 차가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마찬가지로 찬 성질의 과일이나 채소도 줄이는 것이 좋다. 동물성 단백질이나 고지방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배를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한다. 비타민 U가 풍부한 양배추와 브로콜리,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바나나, 살구 같은 과일과 해조류 섭취가 도움이 된다.
딱딱한 변과 묽은 변이 번갈아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불규칙한 식사와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과민성 대장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난다고 한다.
대변의 색깔로 건강을 알 수도 있다. 건강한 변은 황금색인 반면 매운 음식이나 출혈이 의심되는 장 질환이 있을 때는 빨간색 변이 나타난다. 이런 변이 자주 보이면 하부 위장관 출혈이나 만성 장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변 후 휴지에 빨간 피가 계속 묻어나온다면 치질이나 직장 출혈을 의심해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녹즙이나 녹색 채소를 많이 먹었을 때는 녹색 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필요 이상의 섬유질 섭취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녹즙의 경우 하루 500ml 이하가 권장된다.
기름기 있는 노란색 변은 쓸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담즙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췌장질환으로 지방 소화효소인 리파아제가 분비되지 않은 탓이다. 장내 기생충 때문에 이런 색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검정색 변은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 위궤양으로 인한 위장관 출혈이 원인일 때 발견된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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