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7대 위험인자’를 제대로 아십니까?

<치매를 이기는 뇌> 아사다 다카시 박사가 전하는 치매 예방 및 탈출법
박성훈 기자 2025-05-30 08:13:09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일본 도쿄의과치과대학 객원교수이자 쓰쿠바대학 명예교수로 <치매를 이기는 뇌>를 쓴 아사다 다카시 박사. 뇌기능 화상 진단의 1인자라는 평을 듣는 그는 “정상의 뇌와 치매 사이의 ‘치매 그레이존’ 시기가 치매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라고 강조한다. 아사다 다카시 박사가 풍부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치매를 이겨낸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과 치매 탈출법을 일러준다.

아사다 다카시 박사는 직접적으로 치매나 치매 그레이존을 위협하는 것들이 바로 ‘노화’라고 단언한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위험이 ‘난청’이라고 강조했다. 그 밖에 기력저하, 잇몸병, 고혈압처럼 나이가 들면서 늘어나는 건강 문제가 모두 치매와 직결된다면서, 인지기능을 떨어트리는 7가지 위험인자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치매 인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난청’이다. 그는 중년기 이후에 난청이 생겼는데 방치할 경우 치매 위험이 2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난청이 생기면 귀를 통해 뇌로 전달되는 자극이 줄어줄어 결국 뇌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한다.

타인과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니 우울감 같은 것이 따라와 치매 위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난청 판정을 받으면 대부분 보청기를 생각하는데, 의외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소형 확성기’를 추천했다. 크기와 모양이 손전등과 비슷해 휴대하기가 쉽고, 무엇보다 1.5~2배 정도 더 잘 들린다고 한다.

다음은 노안, 특히 백내장이다. 중년 이후 시력 저하 역시 치매 확률을 2배나 높인다고 했다. 우리는 정보의 80% 가량을 눈으로 확인해 뇌로 전달하는데, 시력이 떨어지면 뇌로 전달되는 정보량이 크게 줄어 뇌 기능이 저하되고 치매 위험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아사다 다카시 박사는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환시나 착시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백내장에 동반되는 시력 저하는 치매의 중대한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50세가 넘으면 부지런히 시력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셋째, 잇몸병이다. 치주 질환은 치아를 해칠 뿐아니라 체내에 침투해 당뇨와 동맥경화 뇌졸중 등 만병의 근원이 된다고 했다. 실제로 치주 병균이 혈액을 타고 뇌에 도달해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일명 뇌 찌꺼기)를 증식시켜 기억력 저하를 초래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잇몸이 나빠지면 씹는 기능도 떨어진다. 당연히 뇌의 자극도 줄어 뇌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되기 쉽다. 그는 양치질이 필수라고 권했다. 가급적 기상 후, 아침과 점심과 저녁 식사 후, 취침 전까지 하루 5회 양치질을 강력 추천했다. 특히 혀 표면에 돋는 ‘설태’는 세균 덩어리니, 혀 닦기에 소홀히 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넷째, 흡연이다. 담배는 언제 끊어도 늦지 않다는 말이 있듯이, 노년기라고 해서 “이미 늦었다”며 금연을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중년기 이후에 금연을 해도 치매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잇몸병에 걸릴 확률이 3배 더 크다고 하니, 치매 위험도 그 만큼 높다”고 전했다. 전자 담배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타르가 빠져 있기는 하지만 안전성이 확실히 담보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담배는 무조건 끊는다는 결연함이 필요하며, 스스로 끊기 힘들다면 사랑하는 자녀나 손주들을 위해 결심을 하라고 권했다.

다섯째, 고혈압과 당뇨 같은 생활습관병이다. 65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일반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배 더 크다고 했다. 인슐린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인슐린 분해효소는 인슐린 분해에만 집중하게 된다. 아밀로이드 베타까지 분해할 여력이 없어지는 것이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혈관성 치매 발병률도 높다고 전했다. 중년기 고혈압 환자는 일반에 비해 치매위험이 1.6배 높다고 했다. 당뇨는 당분을, 고혈압은 염분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하루 설탕 섭취량을 총 에너지 양의 5% 미만으로, 염분은 모든 성인에 대해 하루 5g으로 섭취량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섯째, 우울증이다. 치매 발병의 도화선이 되는 것이 노년기 우울증이며, 노년기 우울증 환자는 일반에 비해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2배나 된다고 했다. 치매와 우울증은 자칫 착각하기 쉬워, 초진에서 헷갈리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신경심리검사나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뇌영상 검사를 해 보면, 노년기 우울증은 뇌에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치매는 뇌의 위축이 나타난다”면서 우울증과 치매를 같은 것으로 착각해 치료에 오류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고독(고립)감이다. 치매를 부르는 원인 가운데 가장 치명적이고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될 정도다. 아사다 다카시 박사는 특히 남성의 경우 퇴직 후 혼자 두지 말 것을 가족들에게 당부했다.

아사다 다카시 박사는 “노년에 들수록 가능하면 자주 바깥 모임을 만들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거나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 활발하게 바깥 세상과 교류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대단히 좋다”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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