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상태를 알면 신체의 문제를 알 수 있다?
2025-06-13

노화를 천천히 늦추는 이른바 ‘저속 노화’는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다. 국내외 의료업계의 최근 최대 화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을까.
미국 스탠포드대학병원에서 노년내과 펠로를 거쳐 병원 내 고령친화병동 개설에 크게 기여하며 노화 분야 전문가로 활동 중인 임영빈 박사가 최근 <천천히 나이드는 법>이라는 신간을 통해 그 해법을 제시해 주목을 끈다.
임 박사는 현재 미국 LA 한인 사회에 PACE(고령자통합돌봄) 프로그램을 도입해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후성유전학’의 관점에서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들이 있다면서, 3만 4710명의 유럽인을 대상으로 19가지 생활습관을 분석한 유럽의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가속노화를 유발하는 8가지 주요 요인을 제시했다.
첫째와 두 번째 요인은 ‘흡연’과 ‘과한 음주’다. 가속노화 요인 중 1, 2위인 것을 누구나 납득할 것이다. 가속노화의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가 암 발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흡연과 음주가 노화와 암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나쁜 습관임은 분명하다. 두 가지 요인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최우선이다.
실제로 흡연은 조기 사망률을 200% 증가시키고, 과음은 20~50%, 운동 부족은 20~30%, 비만은 50~80%, 건강하지 못한 식단은 20~50%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세 번째 요인은 큰 허리둘레 치수, 네 번째 요인은 높은 체지방이다. 이어 여섯 번째부터 여덟 번 째가 높은 중성지방, 청소년기 비만, 그리고 당뇨다. 이들 요인은 모두 과식 및 운동 부족과 깊은 관련이 있다.

문제는 다섯 번째 요인인 ‘높은 염증 수치’다. 임 박사는 가속노화를 유발하는 1번부터 8번까지의 요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공통적인 질병이 바로 ‘염증성 노화’라고 지적했다. 몸 속에서 만성적이고 저강도의 염증이 지속적으로 쌓여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만성염증은 생물학적 노화를 미묘하게 가속화하고 다양한 노화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초기에는 감지하기 어렵지만 그대로 방치했다간 장기적으로 세포와 조직에 손상을 주어 신체를 서서히 쇠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만성염증은 신체의 회복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유전자 발현에도 영향을 미쳐 노화를 더욱 촉진시킨다. 작지만 지속적인 염증이 세포를 끊임없이 스트레스 상태로 몰아넣고 결국 노화 속도를 높여,세포 수준에서 시작된 만성 염증이 점차 기관별 질환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임영빈 박사는 만성염증이 신체 각 기관에 미치는 악영향 가운데 대표적인 증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심혈관 손상, 대사 장애, 뼈와 근육 약화, 그리고 암 위험 증가를 꼽았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