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상태를 알면 신체의 문제를 알 수 있다?
2025-06-13

간암 판정을 받으면 생이 끝나는 줄 알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치료기술이 크게 발달해, 초기 간암의 경우 ‘소작술’이라는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존의 색전술과 병행 처리할 경우 재발 가능성이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널리 활용된다. 주목을 끈다.
세브란스병원은 <세브란스 소식> 6월호를 통해 이 병원 영상의학과 김경민 교수가 소화기내과 김미나 교수와 나눈 대담 형식으로 간암 소작술에 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김경민 교수는
질의 응답식으로 이뤄진 두 교수의 대담을 요약 소개한다.
- ‘색전술’과 ‘소작술’은 어떻게 다른가.
“간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환자에 적용되는 치료법이 색전술이라면, 소작술은 비교적 초기 간암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치료법이라고 보면 된다.”
- 소작술에 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영어 Ablation에서 유래했다. 제거한다, 절제한다는 뜻이다. 의학계에서는 수술적으로 병변을 제거하는 것에 사용하던 용어다. 긴 바늘을 이용해 시술하는 치료법이다. 바늘을 간암에 찔어 넣어 거기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간암 조직을 제거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간단히 말하면 간암을 태워 없애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소작술에는 어떤 방법들이 있나.
“어떤 에너지로 열을 발생시키느냐에 따라 ‘고주파’와 ‘극초단파’ 치료법으로 나뉜다. 바늘 끝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가 주변 조직에 열을 전달하고 그 전달된 열로 치료하는 것이다. 치료 과정은 비슷한데, 열이 아니라 반대로 얼음을 얼려 치료하는 ‘냉동 치료법’도 있다.”
- 환자는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하나.
“일단 고주파 치료가 가장 역사가 깊다. 하지만 요즘은 극초단파 치료를 점점 더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극초단파가 고주파에 비해 바늘 한 개를 가지고 좀 더 넓은 범위를 짧은 시간 안에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극초단파가 태우는 범위가 너무 넓어지면 주변 장기에 위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작 범위를 좀 조절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할 때는 오히려 고주파 치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냉동 소작술은 어떤가.
“얼려서 치료하는 냉동 소작술은 ‘얌전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시술과정에서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고주파나 국초단파 보다 훨씬 적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치료 시간이 좀더 오래 걸린다. 바늘 한 개로는 크게 얼릴 수가 없어, 종양이 커지면 바늘 여러 개를 사용해야 한다. 이런 여러 가지를 고려해 환자들이 자신에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 아무래도 소작술은 종양의 크기가 작은 간암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소작술은 간암의 크기가 작을 때 적절한 치료법이다. 아무래도 아주 큰 종양을 소작술로 치료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보통은 3㎝를 넘지 않으면 큰 차이가 없어, 기준을 3㎝로 보면 될 것 같다. 재발 가능성까지 감안해 2㎝를 넘지 않는 종양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볼 수 있는 치료법이소작술이라고 할 수 있다.”
- 간암 소작술은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
“시술실에 오면 초음파로 종양의 위치를 먼저 확인한다. 이어 바늘이 들어갈 부위를 국소마취한다. 볼펜 심 정도 굵기의 바늘이 들어가도록 피부를 아주 작게 절개한다. 소작술은 시술과정에서 상당히 통증이 심한 시술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바늘이 적당한 위치에 들어간 것이 확인되면 강력한 진통제를 투여한다. 수면제도 함께 드린다. 치료 시간은 짧게는 3분, 길게는 30분 정도 걸린다. 시술이 끝나면 환자를 깨우고 그 자리에서 시술이 잘 되었는지, 혹시 예기치 않은 합병증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등을 CT를 찍어 확인한다.”
- 소작술을 받으러 입원했다가 색전술로 바꿔 진행하는 경우도 있나.
“초음파로 종양의 위치가 잘 잡혀야 소작술이 가능하다. 그런데 외부 CT나 MRI 검사에서는 충분히 소작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당일에는 병변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화학색전술이 불가피하다. 화학색전술만으로는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에 소작술이 병행되기도 한다. 색전술 때 투입한 리피오들 때문에 초음파에서 중앙이 굉장히 잘 보일 것이기 때문에, 다음날 환자를 시술실로 모셔 그 부분에 대해 소작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 소작술은 초기 간암에 대해 완치률을 높이고 완치 후 재발율을 낮추기 위한 시술로 보인다. 치료 때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점이 있나.
“종양 주변에는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암 세포들이 좀더 퍼져 있을 수 있다. 이를 함께 치료하려면 최소한 주변의 정상조직을 5㎜에서 1㎝까지 함께 태우게 된다. 이렇게 해야 재발 가능성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소작술로 치료한 종양이 완치되어 재발하지 않을 가능성이 80~90% 정도가 된다. 보통 시술 후 한 달쯤 지나면 CT나 MRI를 찍어서 종양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그 후로도 추가적으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 그 때 남은 암이 있다면 추가로 소작술을 하게 되나.
“남아 있는 부위가 크기가 얼마나 되는 지, 위치가 어떤 지에 따라 소작술을 추가로 할 수도 있다. 남은 부분이 소작술을 하기에 여의치 않다고 판단되면 색전술로 또 치료 방법을 변경해 할 수도 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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