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청년 당뇨의 나라’ 오명 써서야 되겠나

조진래 기자 2025-05-01 10:31:51

대한민국이 ‘청년 당뇨의 나라’가 될 판이다. 젊은이들 사이에 2형 당뇨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최근 10년 새 청년 당뇨 인구가 두 배 가까이나 급증했다. 당뇨는 모두가 알다시피 온갖 합병증이 따라 다니는 위험한 질환이다. 젊은이들이 당뇨에 이렇게 빨리, 빠르게 노출되니 멀지 않아 대한민국은 ‘당뇨의 나라’가 될 것이 불문가지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하는 <당뇨병과 대사 저널(DMJ·Diabetes & Metabolism Journal)>에 실린 ‘한국 2형 당뇨병 젊은 성인의 유병률, 발생률 및 대사 특성(2010∼2020년)’ 연구논문은 충격 그 자체다. 25년 전인 2010년만 해도 1.02%에 불과했던 국내 2030 성인의 2형 당뇨병 유병률이 2020년에는 2.02%로 10년 새 두 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2020년 말 현재 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청년이 37만 명에 달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 가운데 30대 유병률이 2.09%에서 3.9%로 1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이런 추세라면 그로부터 5년 후인 올해 전체 청년 당뇨 유병률이 어느 정도까지 높아졌을 지 가늠조차 어렵다. 가히 청년 당뇨 천국이 가깝다고 할 것이다.

우려대로 이 논문은 2형 당뇨병 환자 상당수가 비만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청년 당뇨 환자의 70% 가까이가 체질량지수(BMI) 25kg/㎡ 이상의 비만인 것은 물론 3명 중 1명 꼴로 BMI 30kg/㎡ 이상의 고도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이 곧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등 다양한 대사성 질환으로 이어지고 있음도 확인되었다.

젊은이들이 벌써 당뇨와 당뇨 합병증을 걱정해야 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건강이 경쟁력이자 노후 밑천이기 때문이다. 당뇨병에서 파생되는 시력 저하, 심혈관 질환 계통의 이상, 만성신부전증, 허혈성 뇌졸중 등은 우리 노후의 삶에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젊을 때부터 약과 인슐린 주사에 의존하는 삶이 노후에 행복할 리 없다.

모두가 알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이 ‘식습관’이다. 당뇨를 예방하기 위한 첫 걸음도 올바른 식습관이다. 여기에 자신에 맞는 적정 수준의 운동을 병행해야 내게 맞는 체중과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자기 관리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식습관이나 운동 요법에는 주변의 도움도 절대적임을 모두가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청년 당뇨가 가져올 암담한 미래를 저지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의료적 지원도 시급하다. 당뇨의 근원이 되는 비만을 예방하는 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이 최우선이다. 비만이 가져올 삶의 피폐함을 제대로 알려 청년들 스스로 자기 몸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 청년 대상의 맞춤형 당뇨 교육과 대응 의료 프로그램 개발과 전파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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