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를 잘 보내야 노후가 건강하고 행복하다"

<나이를 이기는 심리학> 한소원 서울대 교수가 전하는 ' 똑똑하게 생각하고 행복하게 나이 드는 방법'
박성훈 기자 2025-05-30 09:43:25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50대가 되니 몸이 어제와 확연히 다르다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해 8월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발표된 한 연구도 '노화는 44세와 60세라는 특정 시점에 급격히 이루어진다'고 했다. 한소원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기고한 글을 통해 노후대비 50대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해 눈길을 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이 연구를 이끈 스탠퍼드대학교의 마이클 스나이더 유전학 교수는 “노화는 대부분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비선형적으로 이루어진다”면서 “44세와 60세라는 노화의 분수령은 단순히 생물학적 변화에 국한되지 않으며, 개인의 삶에서 사회적·심리적 변화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두 번의 노화 층계 사이에 자리 잡은 50대는 사춘기 못지않은 질풍노도의 시기로 비유될 수 있다”면서 “신체적·사회적·경제적 변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는 50대를 어떻게 보내는가가 남은 생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이를 이기는 심리학>이라는 실용 에세이를 통해, 똑똑하게 생각하고 행복하게 나이 드는 방법을 제시해 주목된다.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한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노후 준비’란 경제적 든든함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만, 수많은 연구는 현재 느끼는 삶의 만족감과 사회적 연결이 행복한 노화를 위한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에 따른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순간순간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 교수는 ‘새로운 경험이 젊은 뇌를 만든다’는 격언을 언급했다. 그 가운데사도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뇌와 몸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건강한 신체가 건강한 뇌를 만든다고 했다. 과학자들도 활발한 신체활동과 더불어 문화와 예술을 가까이하는 것이 건강한 뇌와 마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전했다. 

그는 건강하고 활기찬 뇌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춤추고, 노래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나이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런 활동이 우리의 뇌를 자극하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면서, 뇌의 변화를 믿고 활기찬 삶을 살아보자고 권했다.

특히 "50대의 사회적 관계가 노후를 결정한다"고 역설했다. 배우려는 마음을 지속하고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 뇌가 굳어지는 것을 막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수 마을인 일본 오키나와 사람들은 ‘모아이(模合)’라는 평생공동체그룹을 만들어 한 동네에서 삶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친구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전했다.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1938년부터 시작해 8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하버드 성인발달 연구’이라는 행복에 관한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진이 하버드대 남학생 268명과 보스턴의 가난한 지역에 사는 남학생 456명을 평생 추적한 결과는 다음의 단 한 문장으로 요약되었다고 했다. ‘만족스럽고 좋은 인간관계가 행복과 건강을 결정한다.’  

한 교수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질’”이라고 말했다. 갈등이 많고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은 이혼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50세 무렵에 만족스러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한 사람들이 80세에 가장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은 깊이 새겨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후는 ‘쉬는 시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후를 삶에서 단절된 시기로 여기는 것 잘못된 접근이라고 경고했다. 삶의 유한성을 느끼고 무언가에 계속 도전하는 노인들의 행복지수가 오히려 젊은 사람들보다 높다고 했다. 50대 은퇴가 삶의 끝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는 새로운 시작으로 봐야 한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다짐할 것을 권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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