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원하는 RNA만 골라 변형시키는 유전자 가위 기술 개발… 유전자 치료에 유용할 듯

이의현 기자 2025-06-10 09:08:50
KAIST 연구팀이 RNA 관련 새로운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해 주목된다. 허원도 교수(왼쪽)와 유지환 박사과정 연구자들이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원하는 RNA만 골라 변형시키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해 향후 유전자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10일 “리보핵산(RNA) 유전자 가위(유전자 교정 기술)를 이용해 RNA를 화학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에 지난 2일 자로 실렸다.

RNA 유전자 가위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의 RNA를 제거해 감염을 억제하거나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어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데옥시리보핵산(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단백질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RNA는 ‘화학 변형’(chemical modification)을 통해 그 기능과 특성이 바뀔 수 있다. 화학 변형이란 RNA 염기서열 자체의 변화 없이 특정 화학 그룹이 추가돼 RNA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유전자 조절 과정이다. 그 중 하나가 시티딘 아세틸화라는 화학 변형이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카스13 유전자 가위(CRISPR-Cas13·카스13 절단 효소를 사용하는 유전자 가위)에 RNA를 아세틸화시키는 변이체(eNAT10)를 결합, 표적 RNA 아세틸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표적 RNA 아세틸화 시스템과 교정해야 할 유전자 부위를 찾아주는 가이드 RNA에 의해 원하는 RNA에 아세틸화 화학 변형을 가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아세틸화 화학 변형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단백질을 만드는 중간 과정의 전령RNA)에서 단백질 생산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해 RNA 아세틸화가 RNA를 세포핵에서 세포질로 이동시킨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솔명했다.

이는 아세틸화 화학 변형이 세포 내 RNA 위치 이동을 조절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실제 실험 쥐에 적용해 생체를 대상으로 한 RNA 유전자 치료 가능성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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