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암 보험 가입 때는 ‘원발암’ 여부 등 각종 보장 잘 따져봐야
2025-08-06

최근 국내 대학가의 초미의 관심사는 영세한 지역 대학들의 생존 문제다. 통폐합 등 자구책을 추진하는 곳들도 있지만 신입생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급격히 줄어 드는 등 생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일본은 고령화에서 그 돌파구를 찾았다.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 UBRC(University-Based Retirement Community)가 그 해답이었다.
일본의 UBRC는 대학 캠퍼스 혹은 인근에 고령자 주거 시설을 만들어 입주자들에게 그 대학의 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상생형 모델이다. 첨음에는 은퇴한 그 대학의 교수와 동문들에게 대학 주변에 익숙한 거주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것이 고령화 트렌드를 반영해 최근에는 일반 고령자들에게도 입주 기회가 주어지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고령 입주자들 입장에서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수업 커리큘럼과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명실상부한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특히 양로시설이나 요양원 같은 기존의 노인복지시설처럼 고령자들끼리 모여 있지 않고, 아들 혹은 손주뻘 되는 젊은이들과 교류하며 지낼 수 있어 정서적으로도 한층 힐링이 된다고 한다.
대학 입장에서도 고령자들을 교육하고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얻는 신규 수익이 짭짤하다고 한다. 유휴 부지를 직접 개발해 관련 시설을 지어 수익을 얻기도 하지만 아예 제3자에게 임대해 토지 임대 수익을 얻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대학 졸업생을 이곳으로 보내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덤이다.
사실 UBRC는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지역사회학교 운동’을 통해 방과 후 학교 시설을 주변 주민들에게 개방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것이 최근에는 일본으로 전파되어 일본에서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오비린대학교가 2017년에 설립한 ‘오비린 가든 힐즈’가 대표적이다. 고령자와 가족, 대학생이 함께 거주하는 혼합형 커뮤니티 시설이다.
이곳은 2300평 규모 부지에 58세대의 고령자 주택과 24세대의 일반 분양 주택이 조성되어 있다. 그리고 48실 규모의 오비린대학생 기숙사도 함께 있다. 입주자들은 대학의 강의와 세미나, 기타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마음대로 참여할 수 있다. 음악치료나 웃음요가는 물론 학생들과 함께 하는 요리 교실, 전통춤 공연 등도 제공된다. 자원봉사 활동을 함께 하기도 한다.
은퇴 전에 충분한 경력을 보유했던 고령 입주자 가운데는 대학생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는 고령자들도 있다. 단지 안에는 공유 공간도 충분해 레스토랑은 물론 커뮤니티 라운지 등이 구비되어 젊은이들과 세대 간 교류를 가능케 해 준다. 요양병원처럼 간호 인력이 상주하며 입주 고령자들의 건강관리도 책임진다. 상위 의료기관과 연계 서비스도 제공된다.
일본에서 직접 시설을 둘러본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기고한 글을 통해 “UBRC는 세대 간 교류와 상생을 전제로 하는 미래형 공동체 모델”이라면서 UBRC가 대학의 운영난 해결과 고령자의 새로운 주거 선택지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최근 국내에서도 동명대학과 조선대학, 남서울대학 등이 한국형 UBRC 도입을 추진 중”이라며 “UBRC가 ‘배움으로 연결된 세대 간 마을’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댓글
(0) 로그아웃